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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1일 트위터는 5살 생일을 맞았다(정확하게 이야기하면 3월 21일은 회사 창립일이고 정식 서비스가 시작한 시점은 2006년 7월 15일이다). 전세계적으로 트위터 사용자의 폭발적인 증가세 등 축하할 일이 넘쳐났던 때가 지난 2010년 4살 생일 잔치였다면, 이번 5살 생일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트위터의 현재와 미래에 짙게 드리워져 있다.

eMarketer의 분석에 따르면 트위터는 2010년 9월 약 1억 7500만 개의 계정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0년 한 달에 평균 2000만 또는 2600만 명이 twitter.com 방문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출처보기). 전체 계정 수 대비 매우 작은 수치다. 그도 그럴 것이 트위터 전체 사용자 중 약 35%만이 트위터 웹사이트를 사용하고 나머지 약 65%는 트위터 스마트폰 공식 앱 또는 API에 기반한 다양한 서드파티 클라이언트 서비스를 사용하기 때문이다(출처보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계정 수 대비 적극 사용자(active user) 수는 예상보다 매우 작다. 페이스북에 매일 매일 로그인하는 적극 사용자 비율이 전체 사용자 대비 평균 60퍼센트를 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트위터의 경우 한 달에 한 번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용자 규모가 전체 사용자 중 50퍼센트 미만이기 때문이다(출처보기).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정보 유통과 공감 확산에서 차지하는 트위터의 중요성을 폄하할 이유는 전혀 없다. 다만 이렇게 적극 사용자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지 않는다는 점은 수익모델 확대를 시도하는 트위터 경영진에게 매우 큰 골치덩어리임에 분명해 보인다.

트위터 CEO 딕 코스톨로(Dick Costolo)의 말에 따르면 트위터는 현재 손익분기점(Break-Even Point)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출처보기). 그러나 지난 5년간 트위터에 약 3억6천만 달러가 투입된 것을 감안한다면 투자대비수익(Return on Investment)은 형편없이 낮다(출처보기). 따라서 트위터 투자자는 구글 에드워즈(AdWords), 페이스북 광고 등 고수익 서비스(Cash Cow)를 내놓으라고 트위터 경영진을 달달 볶고 있을 것이다.

트위터의 현재 수익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가 트위터 웹사이트와 스마트폰 공식 앱에 나타나는 광고 수입이며 둘째가 구글, 빙, 네이버, 다음 등 검색업체와 다양한 소셜 미디어 (마케팅)분석 기업에 제공하는 데이터 판매 수입이다. 트위터 경영진에게 새로운 수익원을 찾으려는 치열한 노력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손쉽게 현존하는 광고와 데이터 판매를 강화하려는 행위가 자칫하다간 트위터의 비지니스 모델인 플랫폼 모델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된 것은 지난 3월 11일의 일이다. 트위터는 API 약관을 변경하면서 트윗댁(TweetDeck), 에코폰(Echofon), 훗수잇(Hootsuite), twtkr.com같은 클라이언트 서비스를 더 이상 만들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쉽게 말해 트위터의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 서비스는 가능해도 일반 사용자(End User)를 대상으로하는 서비스는 트위터가 독점하겠다는 이야기다(출처보기, 블로터 연관기사 보기).

널리 알려진 것 처럼 트위터 API를 매개로 수많은 서드파티(third party)들이 지금까지의 트위터 성장을 이끌어 왔다. 서드파티에 의해 제공된 서비스는 트위터 클라이언트 뿐 아니라 URL 단축서비스, 트위터 용 사진 및 영상 서비스, 트위터 통계 서비스 등 폭넓은 분야와 많은 수에 이르고 있다. 이들 서드파티 집단의 규모가 성장할 수록 다채로운 서드파티 앱을 사용할 수 있게되어 트위터 일반 사용자의 유익도 함께 증가한다. 또한 트위터 일반 사용자 수가 많아질 수록 이들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한 서드파티 경쟁도 치열해지는 등 서드파티와 일반 사용자에게는 간접 네트워크 효과가 존재하며, 이 간접 네트워크 효과는 트위터 생태계 성장의 원동력을 형성해 왔다(직접 네트워크 효과와 간접 네트워크 효과에 대한 자료보기).

무한한 외부 개발자의 창의성과 수많은 개별 사용자이 독특한 취향이 결합되면서 오늘의 트위터가 존재하고 있다. 널리 알려진 트위터의 추천 및 확산 기능인 RT는 외부 클라이언트에 의해 먼저 도입되었다. 트위터 포스팅을 일컫는 말인 트윗(tweet) 또한 서드파티 중 하나인 트위터리픽(twitterrific)의 시도이다(출처보기). 어느덧 대중화된 URL 단축서비스 또한 서드파티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다. 이렇게 트위터는 이들 서드파티의 작품과 사용자의 취향과 요구(needs)를 중계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해 왔다.

그렇다면 트위터 경영진이 트위터 창의성과 혁신의 주요 기여자인 다양한 서드파티를 압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 처럼, 현재 약 48%가 넘는 사용자가 클라이언트 서비스를 이용하여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사용자에게까지도 트위터의 주요 수입원으로 성장하고 있는 “Promoted Tweets”을 전달하고 싶은 것, 이것이 이번 3월 11일 사건의 배경이다. 트위터 경영진은 광고라는 수익원을 확대하기 위해 전체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인 플랫폼 메커니즘을 스스로 파괴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트위터와 클라이언트 사이의 관계는 마치 MS 윈도우즈와 다양한 하드웨어 컴퓨터와 같다. 하드웨어와 운영체계를 통합 제공하는 애플의 성장에 질투가 난 MS가 어느날 외부 업체에 윈도우즈 판매를 전격 중단하고 MS가 직접 만든 컴퓨터에만 윈도우즈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같은 일이 지난 3월 11일 일어난 일이다.

3월 11일 이전에 일어난 작은 사건을 살펴보자. 트위터는 지난 3월 2일 아이폰 트위터 공식 앱에 이른바 퀵바(Quickbar) 또는 딕바(Dickbar)라는 광고도구를 도입했다. 일부 트윗을 가리면서 까지 광고를 보여주는 형식이었으나, 사용자들의 항의에 부딧쳐 광고와 트윗을 분리하는 후속조치를 단행했다(출처보기1, 출처보기2).

<첫번째 트윗을 가리고 있는 퀵바>

<사용자들의 항의 이후 트윗 위에 배치된 퀵바>

트위터 경영진에게 아이폰 공식 앱에 광고를 도입한 이후 생긴 질문은 무엇일까? “광고를 계속 제공하면 사용자들이 광고가 없는 서드파티 앱으로 서비스를 갈아타지 않을까?” “어떻게하면 트윗댁(TweetDeck), 에코폰(Echofon) 등에도 트위터 광고를 달게할 수 있을까?” “일단 더이상 클라이언트 앱이 생기지 못하게 막을까?” “트윗택, 에코폰처럼 힘이 센 놈에게는 애플처럼 7:3으로 광고수익을 배분할까?” “아니면 몰래 기다리면서 이들이 위버소셜(Ubersocial)처럼 API로 가져온 트윗에 독자 광고를 추가하는 것을 발견해서 거세게 경고하고 이들에게 열어놓은 API 확 막아버릴까?”

트윗댁, 에코폰 등 현존하는 클라이언트 앱에 대한 트위터 경영진의 선택은 세가지다.

1. 애플처럼 7:3 광고 수익 배분 모델의 도입이다.
2. 또는 API의 TOS를 변경해서 광고가 자동 포함되게 하는 것이다.
3. 광고 없는 TOS를 원한다면 ‘유료’로 판매하는 것이다.

트위터 경영진이 위의 세가지 옵션 중 어떤 선택을 하든, 혁신과 서비스 풍부화를 가능케했던 서드파티의 죽음이 눈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은 변함없다. 이것은 페이스북이 점차 API를 확대하고 페이스북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경향과 정반대의 흐름이다. 플랫폼이 스스로의 기반을 허물고 있는 것, 이것이 5번째 생일을 맞은 트위터의 모습이다. 하나의 서비스에서 사용자가 등을 돌리는 것을 보고 사용자 탓을 하면 안된다, 이러한 일은 대부분 경영진의 잘못에 기인한다. 인류의 소통 가능성을 극대화시킨 트위터 생태계가 하루 빨리 제자리를 찾기를 간절하게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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